아이와의 작은 약속이 주는 커다란 효과 [연재] 상담심리전문가 탁윤희의 부모와 아이 사이 급속하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아이들에게는 많은 경험과 자극, 노출이 불가피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어른들도 기다릴 수 있는 능력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듯 싶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기다릴 수 있는 능력, 즉 만족을 지연시킬 수 있는 능력은 어느 시점일지 궁금해집니다. 부모님도 지루한 경험을 종종 하시지요? 부모님은 어느 정도 아이를 기다려 줄 수 있으신가요? 그리고 다른 경험에서는 어떻게 대처해 가시는지요? 누구나 재미있는 경험이라면 기다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있지만, 생각해볼 것은 살아가는 것이 다 원하는 경험으로 가득 차 있지는 않다는 사실이겠지요. 만족지연’이란 이처럼 즐거움을 뒤로 조금 미룰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현재 하는 일이 지루하지만 그것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그 과정에서 참는 것을 배우는 것을 만족지연력(Delay of Gratification) 이라고 합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기다리는 인내심을 품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반드시 배워야 하는 것 중의 하나가 기다릴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합니다. 기다릴 수 있는 것이란, 여러 면에서 유익한 심리적 안정성 및 성공 경험으로의 방향성을 열어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스탠퍼드대학의 심리학자 미셸(W.Mischel) 박사는 1981년 마시멜로 연구라는 결과물을 발표했습니다. 미셸 박사는 1966년에 한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 만났던 653명의 4살 아이들이 10대가 된 15년 후 다시 만났습니다. 마시멜로 실험이라고 익히 알려진 이 실험은 만족을 지연시키는 심리적, 정신적 과정에 대해 설명한 실험이었습니다. 즉 만족지연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만족지연을 통해 아이들의 인내심은 성장을 했고, 인내심이 늘어난 아이들은 다양한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습니다. 자연스럽게 학업성취도 역시 향상되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만족지연을 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게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모두가 잘 알고 계시지만 어쩌면 쉽지 않은, 가족 간에 서로를 믿고 신뢰하는 배경에 답이 있습니다. 신뢰는 무엇일까요? 사실 간단한 진리이기도 합니다.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흘러 보낸 약속이라도 반드시 지키는 것, 그것이 아이들에게는 신뢰의 시작점입니다. 물론 생후 12개월까지 아이를 향한 양육자의 태도 등이 신뢰를 쌓는 기본적인 구축이 되기는 합니다만, 아이가 세상에 대한 인식을 해내면서 조금 더 신뢰로운 경험에 지속적으로 노출 된다면, 이 보다 더 좋은 만족지연. 즉 인내심을 성숙시키게 하는 것은 없을 듯 여겨집니다. 인내심이란 훈육의 일부일 수도 있습니다. 참고 견디는 것이 아이 발달 수준에서 적절하게 상호작용 되었을 때 아이들은 그 기다림에 대해 강한 성취감을 경험하여, 또 다른 도전에 시도할 수 있는 심리적 배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어제, 오늘 아이하고 약속을 하셨나요? 아이가 기다리면 바로 약속한 보상을 주세요. 약속했지만 부모가 보기에 그냥 넘겨도 된다고 여기셨다면, 그것은 옳은 방향의 아이와의 상호작용이 아니랍니다. 반드시 약속한 것을 지켜주세요. "오늘은 바쁘니까. 다음에. 내일 하자.." 등의 표현보다는, 아이가 힘든 기다림의 시간을 통해 보상을 받는 경험을 배우게 해주세요. 우리 사회는 작은 신뢰 속에 성장합니다. 그것은 가정 내에서 시작되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양육자와의 신뢰 경험이 없다면, 아이는 당연히 다음에 그 경험에 대해 기다릴 수 없게 됩니다. 좋은 보상보다는 작은 보상이라도 아이와 약속을 지켜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향후 아이에게 긍정적으로 자신과 세상을 신뢰하며 성공 경험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순간이랍니다. 인내심의 기본 틀, 만족지연능력. 지금부터라도 키워주세요. *칼럼니스트 탁윤희는 상담심리전문가로 가톨릭대학교에서 상담심리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외 중독심리전문가, 인터넷중독 MBTI 및 학습 진로 전문가 자격이 있으며 서울대학교 대학생활문화원 상담원, 한국심리학습연구소책임연구원, (사)가족지원센터 등에서 활동했다. 현재는 서울가정법원 가사상담위원, (주)기아자동차 및 (주)허그맘 소아청소년심리연구센터 및 (주)서울상담심리연구소에서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Copyrights ⓒ No.1 육아신문 베이비뉴스 기사제보 pr@ibabynew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칼럼니스트 탁윤희(psche13@naver.com)